
1. 가치관 차이로 멀어진 부자
강연자는 5~6년 전, 콧수염을 기른 자신의 모습과 아버지가 함께 등장하는 영상을 수강생들에게 보여주며 묵직한 화두를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는 영상 속에 등장하는 아버지를 위해 생애 처음으로 책을 만들어 전해드리던 당시의 뭉클하고 벅찼던 감정을 깊이 회상하며, 보편적인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그중에서도 특히 심리적 거리감이 큰 '아버지와 아들'이 맺는 관계의 특수성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합니다. 대개 어머니와 딸은 서로 가깝게 지내며 사소한 일로도 자주 다투고 화해하는 반면, 아버지와 아들은 하루 종일 같은 집에 머물러 있어도 대화 한마디 나누지 않을 정도로 심리적 거리감이 크고 서먹하다는 것이 강연자의 구체적인 설명입니다. 강연자 본인 역시 이러한 대한민국 보편적인 부자 관계에서 오는 깊은 단절감과 고통을 오랫동안 겪어왔습니다. 아버지와는 무려 30년이라는 세대 차이가 존재하며, 이는 곧 삶을 바라보는 커다란 가치관의 차이로 고스란히 이어졌습니다. 정치적인 견해나 종교적 믿음, 자녀를 교육하는 방식은 물론이고, 특히 아버지가 인생에서 항상 최고라고 거듭 강조하시는 '부동산 투자' 같은 경제적 주제는 부동산에 전혀 관심이 없는 강연자의 고유한 가치관과 번번이 거세게 충돌했습니다. 이렇듯 부모와 자식 간에는 단순히 나이 차이를 넘어선 거대한 가치관의 간극이 굳건히 존재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려고 시도해도 결국 서로 마음이 불편해지고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게 되는 악순환이 멈추지 않고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강연자가 마흔 살이라는 불혹의 나이가 되고, 아버지가 칠순이라는 뜻깊은 생신을 맞이하면서, 그는 아버지와 어떻게든 좋은 관계를 맺고 남은 시간 동안 효도를 다해야겠다는 조급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버지와 가까워지기 위해 억지로 대화를 시도할수록 오히려 잦은 다툼만 늘어났고, 돌아서면 후회만 짙게 쌓여갔습니다. 당시 강연자의 마음속에는 '왜 아버지는 마흔이 훌쩍 넘은 아들의 삶의 방식을 온전히 인정해 주지 않으실까?'라는 서운함과 원망만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조금도 인정하지 못한 채 각자의 강경한 입장만을 내세웠던 이 시기는, 강연자에게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깊은 단절감과 가슴 답답함을 안겨준 어둡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2. 질문이 만든 기적적인 세대 공감
부자지간의 얽힌 실타래를 푸는 관계 개선의 돌파구는 우연히 집어 든 책의 충고한 줄에서 기적처럼 비롯되었습니다. 아무리 대화를 많이 시도해도 관계가 근본적으로 좋아지지 않는다면, 현재의 삶이 아닌 '아버지의 어린 시절'에 대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물어보라는 현명한 조언이었습니다. 이 깊이 있는 충고를 들은 강연자는 그제야 자신의 머릿속에 굳건하게 존재하는 아버지의 이미지가 오로지 '4남매를 책임지는 무뚝뚝한 가장'으로서의 모습뿐이라는 뼈아픈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한 가정의 든든한 아버지가 되기 전, 심지어 결혼조차 하기 전 꿈과 희망을 품었던 청년 혹은 맑고 순수했던 아이였던 아버지의 본연의 모습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사실상 거의 전무했던 것입니다.
강연자는 큰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아버지에게 다가가 어린 시절의 묻혀있던 이야기를 묻기 시작했습니다. 1943년생이신 아버지는 일제강점기 말기부터 해방과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역사의 거대한 격동기를 충청도의 어느 시골 마을에서 고스란히 겪으며 보내셨습니다. 강연자는 그 험난했던 옛날이야기를 하나둘씩 차분히 들으며, 그렇게 혹독한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오신 분이 모든 것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낯선 현대 시대를 적응하며 살아가느라 얼마나 외롭고 힘드셨을까를 난생처음으로 깊이 헤아리게 됩니다. 과거에는 그토록 꽉 막힌 것처럼 보여 못마땅했던 아버지의 위계질서 중심적 사고방식이나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적인 발언들이, 단순히 개인의 아집이 아니라 아버지가 살아온 특수한 시대적 배경과 역사적 맥락 속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구나'라는 폭넓은 이해와 따뜻한 포용으로 점차 바뀌었습니다.
물론 강연자가 아버지의 낡은 가치관과 생각에 온전히 동의하거나 동화된 것은 결코 아닙니다. 강연자에게는 자신만의 변화된 시대가 만들어준 소중하고 독립적인 가치관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아버지를 맹목적으로 답답해하거나 이유 없이 속상해하는 감정은 봄눈 녹듯 완전히 사라졌고, 이는 나와 생각이 다르고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을 편안하게 수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인생의 가장 큰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강연자는 그동안 아버지에게 자신의 삶을 인정받기만을 이기적으로 바랐지, 막내아들로서 아버지의 치열했던 삶을 단 한 번도 진심으로 인정해 드린 적이 없었다는 사실에 깊은 죄송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죄송함과 무한한 존경의 마음을 정성껏 활자로 담아, 아버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엮어 '아버지 인생의 가장 소중했던 것 바로 가족의 연'이라는 제목의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기억의 책을 선물해 드리게 됩니다.
3. 모든 삶은 위대한 유산이다
정성을 다해 아버지의 책을 만드는 감동적인 과정은 비단 강연자 한 개인의 경험과 만족으로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책 제작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고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친구들은, 평생 자식만을 위해 희생하신 어머니의 애틋한 이야기나 이북에서 홀로 내려오신 실향민 아버지의 한 맺힌 이야기 등 다른 평범한 가족들에게도 이런 훌륭한 기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입을 모았습니다. 이를 결정적이고 운명적인 계기로 삼아 강연자와 친구들은 뜻을 하나로 모았고, 스스로 글을 쓰고 책을 직접 만들기 어려운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자서전을 전문적으로 기획하고 제작해 주는 사회적 기업 '기억의 책 꿈틀'을 2015년에 전격 설립하게 됩니다.
이들은 "모든 삶은 기록할 가치가 있습니다"라는 확고하고 아름다운 핵심 모토를 내걸고, 우리 주변의 다양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묻혀있던 삶을 활자로 생생하게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척박한 자연환경을 맨몸으로 이겨낸 제주 해녀들의 억척스러운 삶,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순직 소방관들의 숭고하고 거룩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서울시 50플러스 재단 및 한국교직원공제회 등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우리 이웃인 평범한 시민과 헌신적인 교직원들의 자서전을 제작했고, 나아가 미국과 호주 등 낯선 이국땅에 거주하며 치열하게 살아온 해외 교포들의 눈물겨운 이야기까지 폭넓게 기록해 나갔습니다. 그 값진 노력의 결과로 무려 200권의 '기억의 책' 단행본과 1,000권에 달하는 방대한 미니 자서전을 세상에 뜻깊게 내놓게 되었습니다.
강연자는 이 일련의 지난한 과정에서 화려한 드라마나 흥행하는 영화 같지 않은 지극히 평범하고 소박한 삶이라 할지라도 결코 기록할 가치가 없는 무의미한 삶은 단 하나도 없다는 묵직한 진실을 매번 뼈저리게 확인한다고 벅찬 어조로 강조합니다. 일례로 100번째 뜻깊은 설을 맞이하신 한 어르신이 으레 주는 세뱃돈 대신 가족들에게 자신의 정성 어린 사인이 담긴 '기억의 책'을 손수 나누어 주신 감동적인 일화는, 한 개인의 진솔한 기록이 지니는 강력한 힘과 세대를 초월하는 유산으로서의 숭고한 가치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집안의 족보를 중심으로 가문의 내력을 전하는 윗세대 스토리텔러가 존재했지만, 시대가 급변하여 개인화된 지금은 살아 숨 쉬는 생생한 이야기가 정성껏 담긴 이러한 기록의 책들이 그 중요한 역할을 충분히 대신할 수 있다는 아버지의 혜안이 담긴 말씀은 강연자와 청중 모두에게 잊히지 않는 큰 울림을 줍니다. 강연자는 수강생들에게 단순히 펜을 들어 자신의 자서전을 쓰는 것을 넘어, 언젠가 꼭 부모님의 삶의 궤적을 진지하게 경청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어보고, 나아가 향후 10년마다 자신의 기록을 꾸준히 경신하여 후대에 소중히 남겨주기를 강력히 권합니다. 더불어 어떤 삶이든 숨기지 않고 개인의 삶을 솔직하게 세상에 꺼내는 용기의 중요성을 진정성 있게 역설하며 깊은 여운과 감동 속에 강연을 맺습니다.
4. 총평
이 강연은 누구나 일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모와 자식 간의 '세대 차이와 갈등'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에서 출발해, '모든 삶은 기록할 가치가 있다'는 따뜻하고 보편적인 통찰로 나아가는 훌륭한 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오랜 시간 갈등을 겪던 아버지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 '어린 시절'을 묻고 경청했다는 대목은, 단절된 세대를 잇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매우 실천적이고 감동적인 해결책을 우리에게 제시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개인적인 깨달음에만 머물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직접 만들어주는 사회적 기업의 뜻깊은 설립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는 널리 알려진 특별한 위인이 아니더라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온 평범한 이웃과 부모님의 삶 자체가 곧 훌륭한 유산이자 살아있는 가족의 역사가 될 수 있음을 일깨워 주기 때문입니다 6. 결론적으로 이 강연은 단순한 자서전 쓰기 노하우를 넘어서, 가족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화해를 도모하고 자신의 삶을 솔직히 마주하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매우 가치 있고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깊이 있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중장년 시니어 창업, 정부창업지원 활용하자! | 스티븐의 세상엿보기
https://youtu.be/svX2-VRJU3w?si=Zd5ALUSWLgqrR-4T